노년의 성
과거에는 50~60대를 기성세대라라 하여 사회적 변화를 알지만 물려받은 가치관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세대라고 기존 사고와 감정의 틀에 머문 채 바뀐 세상에 자신을 맞추지 못하는 세대라고 불리어 졌다. 그러나 오늘날 50~60대는 가족보다 일을 최우선’으로 하며 살았고 직장을 떠난 뒤의 삶에 대해서도 심리적, 경제적으로 준비를 해 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조직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에 대한 불안이 유난히 강하다. 퇴출 불안 속에 놓인 일중독자이면서 부양받지도 못하면서 자식에게 퍼주는 마지막 ‘바보’ 세대로 ‘뽕짝’이 놀이의 주류인 문화 소외세대이면서 이 자체가 살아 온 인생을 돌아보면서 정신적으로 소외감, 허무함을 많이 느끼고 우울증도 가장 많은 연령대로 유난히 직장에서의 소외에 허약하다. 하지만 이들은 그동안 축적한 자산과 사회적 위치를 바탕으로 건강하고 활동적인 고령을 보낼 가능성이 있는 우리시대의 처음으로 맞이하는 노년의 사회적 이익 집단을 형성 하고 있다.
불안과 상실감 한편에 여전히 기회가 남아 있고 성숙한 아름다움도 갖춘 것이 50~60대이다. 이들은 더 이상 기성세대가 아니다. 오히려 50~60대의 이들 세대의 성생활은 성적으로 원숙한 시기이다. 불행하게도 노인들은 자신들의 뜻과 상관없이 노인이 되면 성과 무관해지는 것으로 인식되어 대부분의 손자들은 조부모들이 '할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청소년기나 젊은 부부를 위한 기본적인 성교육의 가치는 공공연히 인정 하면서도 중년이나 노년기의 성에 대해서는 마치 암흑에 있는 것처럼 표현한다. 더구나 노인문제 가운데 성문제는 더욱 소외될 수밖에 없었던 주제였던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중·노년기의 남녀에서 중년기 신체변화는 체력의 저하로부터 신체장애에 이르기까지다양한데, 이것은 사고나 성인병·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의 영향을 심하게 받게 됨을 의미하고, 체력의 저하에 따른 신체의 나약함을 새로이 감지하게 되면서 건강을 염려하고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된다. 흰머리·주름살·대머리가 나타나고 배가 나오는 등 몸이 늙는다는 신호를 중년기에 처음 받으며 이러한 경제신호를 성숙과 지혜의 상징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젊음·매력의 상실로 받아들일 것인지는 개인에 따라 다양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규칙적인 운동·스트레스 감소·식이요법 등으로 신체적 노화를 늦추고 젊음의 생기를 지속할 수 있다.
이러한 신체적 변화를 정상적인 것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실망만 하게 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많은 사람들은 이제 성생활은 끝났다고 절망하고 성생활에 부담을 느끼고 회피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정상이라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기분 좋게 받아들일 뿐 아니라 더욱 여유를 가지고 성생활에 적응하게 된다. 즉 젊었을 때 조루증으로 고민했던 남성들은 사정의 긴장감이 적어진 덕에 보다 긴 시간의 성교가 가능하게 되며, 또 발기하기 위해 성기에 보다 직접적인 자극이 필요한 경우 새로운 자극 기법을 시도하고 발견함으로써 성생활의 기쁨을 증진시킬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성이 더 좋아지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점차적으로 방해 요인이 줄어들면서 젊었을 때는 숨겨야 하고 은밀한 것으로 알았던 성에 대한 욕구와 자유를 새삼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 키우기나 집안일 같은 시간적 제약이나 부자유, 구속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되면서 성을 맞이할 시간과 힘, 여유도 생겨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인생의 말년을 맞으면서 좀 더 자연스러운 성 관계를 하기 위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성생활을 보다 편하고 여유 있게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노부부들이야말로 인생에서 성적으로 가장 원숙한 시절을 맞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시기에 들어선 사람 중에 어떤 사람들은 일찌감치 성생활을 포기하고 강 건너 불보 듯 해 버리기도 한다. 젊었을 때처럼 쉽게 성적인 재충전이 안되니까, 이제 한물간 것이 아닌가 하고 자포자기해 버리는 사람도 있다. 반면에 자신의 아내에게서 별다른 자극이나 흥미를 느끼지 못하여 남몰래 밖으로 돌며 젊은 여자를 만나 때 아니게 정력을 태우는 부류도 있다. 과거 유교적 성문화가 남성의 성의식을 지배하여 남성들에게 있어서 성관계가 남성만의 유희거나 놀이며 여성은 남성과 견주어 수동적인 존재라는 잠재된 의식 체계가 보편화되었었으나 최근 성 개방 풍조를 통해 이 나라 여성들도 이제는 올바른 성지식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건전한 성을 누릴 수 있는 자신감을 획득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즈음 아내들은 그전보다 성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다. 단적인 예가 남편들의 성행동이나 성관계 횟수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행위이다. 그래서 남편들이 평소와 다르게 성관계를 등한 한 게 하는 것 같으면, 혹시 딴 여자를 만나는 것은 아닌가, 무슨 말 못할 고민이 있는 건 아닌가 하고 관심과 의심을 품게 되는 것이다. 그릇된 성 정보를 바탕으로 성관계 횟수가 다른 사람들보다 적다는 것을 고민하고 혹시 자신에 대한 남편의 사랑이 식은 것은 아닌지, 아니면 남편에게 무슨 병이라도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마음의 병을 얻게 되는 경우도 많다.
성욕이 개인 간 편차가 심해 섹스 횟수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지지 않으며 부부간 친밀하고 감정이 풍부한 성생활과 부부간 어색하게 여기지 않을 정도로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평소와 다르게 적극성을 띤 과감한 성행동이 필요할 수도 있다.
행복을 부르는 성
저자 | 김재연
현재 산부인과 원장이 환자 진료를 통하여 부부간의 성생활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싶은 궁금증과 인간의 성에서 가장 중요한 남녀의 성 심리를 이해하기 쉽게 단편소설처럼 기술하였다.[인터파크 제공]
책정보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shopNo=0000400000&sc.dispNo=&sc.prdNo=2006120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