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류성교
성 의학의 오소리티 마리 스톱스는 섹스 형태의 한 가지를 오르가슴에 이르기까지 열중하지 않고 성기를 결합시킨 채 잠드는 성교 법을 보류성교라고 명명하고 그 기법을 나비의 활동에 견주어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나비는 배가 가득 차더라도 곧 꽃에서 날아가지 않는다. 꽃잎 하나에 붙어 꿀에 침을 꽂은 채 편안하게 잠든다. 평안과 조화…. 나비는 꿀의 생명을 받고, 꽃도 나비의 영혼을 녹여 다소곳이 받아들인다. 정답게 붙었다가 날이 밝음과 동시에 날개를 펴서 날아가기도 하고 조용히 나뭇가지 끝을 맴돌기도 한다.”
폴리네이시아 인들이 즐기던 정적인 섹스 기술이라 알려져, 폴리네시안 체위라는 것이 있는데, 보류성교의 기술을 쓴다. 5일에 한번 씩 삽입하는데, 그전에는 그냥 삽입만 한 상태로 4일 동안 잠을 잔다. 사람에 따라 삽입한 채 잠드는 행위를 휴식으로 보기도 하고, 반대로 더 큰 오르가슴을 위한 한발 물러섬이나 극기상황으로 볼 수도 있지만, 폴리네시안 체위에서는 후자에 해당한다. 오랜 기간 삽입한 채로 애를 태우다가 본격적인 게임에 돌입하면 어마어마한 쾌감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보류성교는 하룻밤 한 번의 공식에 얽매여 있는 커플이라면 한번쯤 시도해 볼만 하다. 첫 섹스를 한 후에 일찌감치 고개를 숙여 의기소침 할 필요 없이 덤덤하게 다음 순간을 기다린다. 남자들의 느낌은 어떨지 모르나, 여자는 남자가 사정을 한 후에 황급히 페니스를 뽑아내고 어떻게 사정 액을 처리해야 할지 허둥대는 모습에 의아하기도 한다. 임신의 위험이 없다면 굳이 클라이맥스를 느낀 후 그가 빨리 빠져나가지 말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으니까 말이다. 임신을 바라는 커플에게는 이 보류성교를 시도 해보는 것도 좋다. 사정액이 흐르지 않도록 한 동안 페니스를 빼지 않는 것이 임신을 위해 좋다.
이렇게 삽입한 채 휴식을 취하다 보면 별다른 후 희 프로그램을 위해 고민할 필요도 없다. 편안하게 잠이 들어도 좋고, 책을 읽거나 TV를 보는 것도 좋다. 어느 순간, 상대의 성기가 조금씩 반응을 보인다. 몸이 먼저 잠에서 깨어 원하는 것이다.
한 번의 섹스가 아쉬워 먼저 고이 잠든 상대를 깨워 유혹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삽입한 채 잠이 들었다면 먼저 신호를 보내라. 조금씩 조여주거나, 힘을 주면 상대가 먼저 알아차린다. 다른 전희 없이 빠르게 흥분하게 된다고 한다. 이렇게 이어지는 섹스라면 그가 조루라 해도 불안해할 필요 없고, 그녀가 불감증이라 해도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모른다. 삽입한 채 포옹하고 잠이 드는 것. 몸이 먼저 반응 하여 사랑을 완성시킬 테니 말이다.
하지만 보류성교도 귀두에 지각과민이 와서 조루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행복을 부르는 성
저자 | 김재연
현재 산부인과 원장이 환자 진료를 통하여 부부간의 성생활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싶은 궁금증과 인간의 성에서 가장 중요한 남녀의 성 심리를 이해하기 쉽게 단편소설처럼 기술하였다.[인터파크 제공]
책정보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shopNo=0000400000&sc.dispNo=&sc.prdNo=200612082
